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by 정경미 posted Jun 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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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까닭

 

한 용 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紅顔)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白髮)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 `사랑하는 까닭` 의 객관적 분석

▶ 1연에서 시인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를 밝히려 하고 있다. 화자가 `당신`을 사랑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다른 사람들이 화자를 바라보는 관점과 비교하여 말하고 있다. 즉 다른 사람들은 화자가 젊었을 때의 혈기 넘치는 얼굴만을 사랑하지만 `당신`은 화자가 늙어서 백발로 뒤덮인다 할지라도 화자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 2연에서 시인은 ‘당신’을 그리워하는 이유를 밝히려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화자가 기뻐할 때 즉 미소 짓는 모습만을 사랑하지만 `당신`은 화자가 슬픔에 빠졌을 때 흘리는 눈물까지도 사랑해준다. ‘기루다’라는 표현이 한용운의 시에서 흔히 쓰인 시어(诗语)이다. 시의 문맥에서 ‘기루어하는’과 의미적 등가를 이루는 것이 ‘사랑하는’과 ‘기다리는’ 이다. 따라서 ‘기루다’는 사랑함과 기다림이라는 속성을 지니면서 여기에 ‘기루다’만의 독특한 의미자장을 형성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 3연에서 시인은 ‘당신’을 기다리는 이유를 밝히려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화자가 건강한 모습일 때만을 사랑하지만 ‘당신’은 화자가 늙거나 병들어서 죽음을 맞이한다 해도 그 죽음까지 사랑할 수 있는 시인에 대한 변함없고 끝없는 사랑을 보여준다.

한용운은 일제 강점기 대표적 시인으로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산문에 가까운 긴 호흡과, 대화하듯 여성적인 목소리의 화자가 등장하는 시를 많이 썼다. 이 시 “사랑하는 까닭” 또한, 산문적 성격의 자유시로 비슷한 문장 구조를 반복하여 운율이 형성되고 있으며, 여성적인 느낌의 화자는 ‘당신’에게 소극적이고 나약한 것 같지만, 끈질기고 강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이 시에서 매연은 일정한 반복으로 구성되어 있고, 또한 세 개의 연이 내용에 있어서도 전행과 후행의 대조와 호응이 이루어져 의미구조를 원활히 진전시키고 있다. 그래서 이 시는 규칙적이면서도 운율미를 지닌다.

한용운 시에서 ‘당신’ 혹은 ‘님’이라는 존재가 한용운 삶의 배경으로 인해 여러 가지로 해석되곤 한다. 이 시 자체만을 바라본다면 당신이란 존재는 화자의 연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용운이 처했던 시대상황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 상단 오른쪽에 있는 다운로드를 클릭 열기를 하여 들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