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 할머니 금고

by 정경미 posted Jun 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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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 할머니 금고

시 : 淸淨心 ( 권순희 )
낭송 : 서상철


빌딩 콘크리트 벽과 벽 사이
할머니의 나라가 끼여 산다 .
오늘도 눕지 못하는 어둠이
가로등 안경을 코에 걸고는
바싹 마른 잠을 자는
전봇대를 깨운다 .


너와 나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폐 신문을 읽으며
세상 이야기를 나누는 곳 ,
키 작은 손수레를 밀며
꼬불꼬불 골목길을 돌아다니던
등 꼬부라진 바람이 멈춰 선다 .


엉겅퀴 닮은 손금 없는
새벽 손이 쓰레기 갈비뼈
사이사이를 사정없이 후벼대며
먹다 남은 살점들을 뜯어내 
빈 상자를 가득 채운다 .


공 벌레처럼 오므려진
할머니 가슴 쪽방 한구석
기다리던 금고에서
조금씩 펴지고 있다 .
음식물 쓰레기통 곁에
밤 고양이가 운다 .


직사각형 조그만 하늘집엔
여전히 별이 살고 ,
구름이 살고 ,
달이 산ek

 

* 플레쉬 영상 하단 왼쪽을 클릭하시면 낭송과 함께 들을실수 있습니다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