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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녹슬어가는 배보다
더 빠르게 삭아버린 우리들의 기억들
너무나 빨리 손을 흔들어버리곤
안일한 일상에 젖어든 우리들

가족들의 가슴은 새카맣게 타들어가
바다 속 어떤 것도 먹지 못하는 날들이
하염없이 계속되는데

생명을 담보로 한 단식도,
억울함을 밝히려는 십자가 행진도,
무릎이 무너져 내리는 삼보일배의 그 간절함도
못 본 척하며 점점 무디어 가는 우리들의 얄팍한 기억들.

고통 받는 이 앞에선 중립이 없다던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의 울림도
어느덧 가슴 속에서 사그러져
가족이 어떻냐는 교황님의 물음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우리들.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팽목항에선
기다림에 피맺힌 목소리 그치지 않고
죽지 못해 사는 가족들의 한 맺힌 부르짖음 귓가에 선한데

사람으로 차마 하지 못할 언어폭력과
찢긴 마음보다 더 지독한 조롱거리 행위들 앞에서도
합리화라는 겉옷을 두르고 스스로를 속이며 머뭇거리는 우리들.

이익을 위해서라면 눈물 연기도 서슴지 않고
하늘이 아는 기막힌 진실을 묻어가며
엄청난 일들을 유통기간 지난 폐기물로
간단히 처리해 버리려는  지도자들을 보면서도
드높이 깃발을 들지 못하고 가진 것을 잃을까 눈을 감는 우리들.

오늘,
어디를 둘러봐도 수많은 십자가 우뚝한데
당신을 따른다는 신앙인들이 이처럼 많은데
아직도 여전히 사랑과 진실에 목마른 버림받은 예수는
피를 흘리며 울부짖고 있습니다.“ 얘들아! 너희들, 다 어디 있니?"

+ 진도에도 봄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하지만 팽목항의 '그날'은 여전히 눈물로 기억됩니다.
2014. 4. 16 세월호 가족들의 시간은 거기서 멈춰있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싣고 떠난배는 침몰했고,가족들은 억장이 무너지고
국민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시간은 흘러흘러 벌써 1년이 왔습니다.
오늘도 밖은 이렇게 화창하고 초록빛은 이리도 선명한데,.....
부모님 가슴에 묻힌 아이들, 아직도 부모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아이들을 기억하며,
이렇게 기도로나마 그분들께 마음을 전해봅니다.!!!!!!!


  • ?
    이재인(요한) 2015.04.14 17:30
    다니엘라 자매님의 글 덕분에 다시금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나의 티눈이 남의 큰 상처보다 더 아픔을 느끼지만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는 의식적으로 라도 다른이의 상처를 나의 상처처럼 느끼고 아파하는 것을 가져야 겠지요. 마음이 아름다운 글 자주 보니 참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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