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679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0||0


    
        
            
        
    

            






또 다시 당신 앞에 / 이해인  





      해마다 이맘때쯤
      당신께 바치는 나의 기도가
      그리 놀랍고 새로운 것이 아님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의 얼음도 풀리는 봄의 강변에서
      당신께 드리는 나의 편지가
      또다시 부끄러운 죄의 고백서임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살아있는 거울 앞에 서듯
      당신 앞에 서면
      얼룩진 얼굴의 내가 보입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나의 말도
      어느새 낡은 구두 뒤축처럼 닳고닳아
      자꾸 되풀이할 염치도 없지만
      아직도 이 말 없이는
      당신께 나아갈 수 없음을 고백하오니
      용서하소서.

      이 죄인!

      여전히 믿음이 부족했고
      다급할 때만 당신을 불렀음을
      여전히 게으르고 냉담했고
      기분에 따라 행동했음을
      여전히 나에겐 관대했고
      이웃에게 인색했음을

      여전히 불평과 편견이 심했고
      쉽게 남을 속단하고 미워했음을
      여전히 참을성 없이 행동했고
      절제 없이 살았음을
      여전히 말만 앞세운 이상론자였고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였음을
      용서하소서

      주여!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으라 하셨습니다.

      이 사십일 만이라도
      거울 속의 나를 깊이 성찰하며
      깨어 사는 수련생이 되게 하소서
      이 사십일 만이라도
      나의 뜻에 눈을 감고
      당신 뜻에 눈을 뜨게 하소서.

      때가 되면 황홀한 문을 여는
      꽃 한 송이의 준비된 침묵을
      빛의 길로 가기 위한
      어둠의 터널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내 잘못을 뉘우치는 겸허한 슬픔으로
      더 큰 기쁨의 부활을 약속하는
      은총의 때가 되게 하소서.

      재의 수요일 아침
      사제가 얹어 주신 이마 위의 재처럼
      자디잔 일상의 회색빛 근심들을
      이고 사는 나

      참사랑에 눈뜨는 법을
      죽어서야 하는 법을
      십자가 앞에 배우며
      진리를 새롭히게 하소서

      맑은 성수를 찍어
      십자가를 긋는 내 가슴에
      은빛 물고기처럼 튀어 오르는
      이 싱싱한 기도

      "주여 내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내 안에 굳센 정신을 새로이 하소서"





 





            


  • ?
    이세실리아 2011.03.10 21:44
    좋은글 올려 주어서 감사해요. 읽고 회개하며 묵상해 봄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6 주님의기도 묵상 강데레사 2012.06.14 453
275 주님을 기다리는것은 2 강데레사 2010.09.14 1289
274 좋은 행복을 위한 일곱가지 걸음 강데레사 2013.12.05 305
273 좋은 사람의 8가지 마음 강데레사 2011.02.05 783
272 조심하세요 1 정경미 2012.04.06 461
271 제18대 대선 후보 답변서 취합 발표(마산교구 홈페이지에서 옮겼습니다) file 박요한 2012.12.08 409
270 제 마음을 열어주십시오 강데레사 2012.06.28 559
269 정월 대보름 내 더위 사가세요~~~^^ 강데레사 2011.02.17 911
268 정말 잘 왔습니다 3 강데레사 2011.08.24 680
267 전례주년 정경미 2012.08.30 351
266 전례에 관한 모든 것 알아보기(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이재인(요한) 2013.06.08 360
» 재의 수요일 - 또 다시 당신 앞에 1 강데레사 2011.03.09 679
264 장례미사 및 연도공지 이재인(요한) 2011.08.30 725
263 장례가 났을때의 준비 file 정경미 2012.05.10 491
262 일본 성지순례 중 이용가능한 병원소개 file 이재인(요한) 2016.10.21 333
261 인천교구 성소국 '신앙의 해' 신앙체험 최우수상 (가슴을 울리며 내 신앙을 돌아보는 글입니다.) 강데레사 2013.07.10 423
260 인생의 대화법 정경미 2012.08.30 350
259 인생은 흘린 눈물의 깊이만큼 아름답다 3 강데레사 2011.09.06 611
258 인생은 재를 남기는 모닥불 같은 것 강데레사 2012.10.15 421
257 인생길 가다보면 4 강데레사 2011.09.05 655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
미 사 시 간
06:30  
  19:30
10:00  
  19:30
10:00  
06:30

1주
10:00
주 일
18:30
주일 10:30
3주 쌍백 14:00
3주 삼가 16:00
2,4주 야로 16:00

예비신자 교리반 안내
구 분 요 일 시 간 
성 인 주 일 09:30

50236 합천군 합천읍 충효로3길 10 합천성당
전화 : 055-931-1283, 팩 스 : 055-931-1294

Copyright (C) 2020 Diocese of Masan. All rights reserved.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