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946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0||0

 





 


 


 


 


매일 같은 길을 걸어도 

같은 골목을 지나도

매일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은

햇빛이 가득차 눈이 부시고

어느 날엔

비가 내려 흐려도 투명하거나

어느 날엔

바람에 눈이 내려 바람 속을 걷는 것인지 길을 걷는 것인지

모를것 같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골목 어귀 한 그루 나무조차

어느 날은 꽃을 피우고

어느 날은 잎을 틔우고

무성한 나뭇잎에 바람을 달고 빗물을 담고

그렇게 계절을 지나고 빛이 바래고

자꾸 비워 가는 빈 가지가 되고

늘 같은 모습의 나무도 아니었습니다.



문 밖의 세상도 그랬습니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서고

저녁이면 돌아오는 하루를 살아도

늘 어제 같은 오늘이 아니고 또 오늘 같은 내일은 아니었습니다.



슬프고 힘든 날 뒤에는

비 온 뒤 개인 하늘처럼 웃을 날이 있었고

행복하다 느끼는 순간 뒤에도  

조금씩 비켜갈 수 없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느려지면 서둘러야하는 이유가 생기고  

주저앉고 싶어지면 일어서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매일 같은 날을 살아도

매일 같은 길을 지나도

하루하루 삶의 이유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하루가 아니고  

계절마다 햇빛의 크기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돌아보니 나는 그리

위험한 지류를 밟고 살아오진 않은 모양입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꿈에 다다르는 길은 알지 못하고 살았지만  

내 삶을 겉돌 만큼 먼 길을 돌아오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아직도 가끔씩

다른 문 밖의 세상들이 유혹을 합니다.

조금 더 쉬운 길도 있다고  

조금 더 즐기며 갈 수 있는 길도 있다고

조금 더 다른 세상도 있다고.




어쩌면 나라는 사람은

우둔하고 어리석어서

고집처럼 힘들고 험한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돌아보고 잘못된 길을 왔다고 후회한 적 없으니

그것으로도 족합니다.





이젠 내가 가지지 못한 많은 것들과

내가 가지 않은 길들에 대하여

욕심처럼 꿈꾸지 않기로 합니다.


 




이젠 더 가져야 할것보다

지키고 잃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어느새 내 나이.

한가지를 더 가지려다 보면

한가지를 손에서 놓아야하는

그런 나이가 되었으니까요.



내가 행복이라 여기는 세상의 모든 것들

이젠 더 오래 더 많이

지키고 잃지 않는 일이 남았습니다.


 




세상으로 발을 내디디는 하루하루

아직도 어딘가 엉뚱한 길로 이끄는 지류가

위험처럼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삶도 남아 있어서

아직도 세상 속으로 문을 나서는 일이

위험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믿지요.

길은 결국 선택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걸

행복은 결국 지키는 사람의 것이라는 걸


 


 


 




  • ?
    이세실리아 2011.05.19 20:23
    데레사님 정말 좋은글이네 . 우리 사는것이 다람쥐 채바퀴 돌리듯 매일 같은 일상일지라도 시간과 장소와
    생각과 수많은 사람이 있어도 같은 사람이 없는것 처럼...... 우리 재미있게 살자. 하느님 보시기에
    참좋았다. 하시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6 ♡ 편해서 정이 가는 사람!!! ♡ 강데레사 2013.11.25 460
275 해바라기연가 [이해인] 강데레사 2013.11.25 474
274 가슴 뭉클한 삶의 이야기 강데레사 2013.11.25 491
273 성부 성자 성령의 한없는 사랑. 강데레사 2013.10.14 608
272 너무 멀지 않아 더욱 가까운 강데레사 2013.10.05 451
271 사랑의 엽서 공모전 대상작 '어머니' 강데레사 2013.10.05 508
270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 강데레사 2013.09.30 529
269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이 되라 강데레사 2013.08.28 558
268 날마다 일어나는 기적들 강데레사 2013.07.25 440
267 비가 전하는말 / 이해인 - 낭송 내맘뜨락 강데레사 2013.07.25 670
266 주를 향한 나의 사랑을 . 강데레사 2013.07.11 563
265 왜 나만 겪는 고난이냐고 / 낮은울타리 강데레사 2013.07.11 607
264 인천교구 성소국 '신앙의 해' 신앙체험 최우수상 (가슴을 울리며 내 신앙을 돌아보는 글입니다.) 강데레사 2013.07.10 534
263 늙지 않는 비결 강데레사 2013.07.05 497
262 진리요 길이요 빛이신 주님 강데레사 2013.07.03 803
261 프레스코화로 보는 성 프란치스코의 생애 강데레사 2013.06.29 635
260 차량냉방!!! 참고하면 좋을듯해서 ***** 강데레사 2013.06.28 501
259 양파로 건강을 챙기셈요^^ 강데레사 2013.06.28 464
258 감동을 주는 명언 모음 100 강데레사 2013.06.26 512
257 하늘나라 수학공식 강데레사 2013.06.26 532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
미 사 시 간
06:30  
  19:30
10:00  
  19:30
10:00  
06:30

1주
10:00
주 일
18:30
주일 10:30
3주 쌍백 14:00
3주 삼가 16:00
2,4주 야로 16:00

예비신자 교리반 안내
구 분 요 일 시 간 
성 인 주 일 09:30

50236 합천군 합천읍 충효로3길 10 합천성당
전화 : 055-931-1283, 팩 스 : 055-931-1294

Copyright (C) 2020 Diocese of Masan. All rights reserved.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