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9주간 목요일>(10.26)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루카12,49.51)
'불과 분열의 의미!'
오늘 복음(루카12,49-53)은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가 '불을 지르러 왔고,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는 말씀입니다.
어제 복음은 자비가 아니라 매를 드시는 주님의 모습을 전하고 있고, 오늘 복음은 불과 분열을 주러오신 주님의 모습을 전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혼란스럽게 다가오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세례인 십자가 죽음과 부활이라는 신앙의 본질 안에서 바라보면, 그리고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의 나라와 이 나라 안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우리의 신원 안에서 바라보면 이해할 수 있는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불을 지르러 왔다.'의 의미가 '성령의 불'과 '성령의 충만함인 하느님의 나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또한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는 의미가 '하느님의 나라 안으로 들어가려면 많은 것들이 정화되어야 한다.'는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가정의 분열'을 언급하신 말씀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결정적으로 말해주고 있듯이, '부활의 대전제인 죽음'의 의미로, '내가 죽어야, 서로 서로가 죽어야 부활할 수 있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런 의미 안에서 바라보면 예수님의 오늘 말씀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화와 하나됨(일치)'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은총의 선물'입니다. 하지만 이 은총의 선물이 그냥 주어지지 않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라야 하는 십자가', '예수님처럼 내가 죽어야 하는 십자가'가 필요합니다.
내가 머무는 삶의 자리 안에, 나의 가정과 나의 공동체 안에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의 나라와 부활이 함께 하도록 노력합시다!
"여러분이 죄에서 해방되고 하느님의 종이 되어 얻는 소득은 성화요 영원한 생명입니다."(로마6,22)
(~ 예레 46,17)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