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간 월요일>(11.20)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루카18,41)
'마음의 눈!'
오늘 복음(루카18,35-43)은 '예수님께서 눈먼 이를 고치시는 말씀'입니다. 예리코에서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던 어떤 눈먼 이가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리고 간절하게 매달립니다. 큰 소리로 외칩니다.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그의 외치는 소리를 들으시고 지나가시던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데려오라고 분부하십니다.
그리고 그와 대화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나?"(루카18,40)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루카18,41)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18,42)
그러자 그가 즉시 다시 보게 됩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릅니다.
우리도 예리코의 소경처럼 '다시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합시다!
우리도 '마음의 눈인 영적인 눈을 뜨게 해 달라'고 예리코의 소경처럼 간절하게 매달려 봅시다!
영적인 눈을 뜨게되면 우리 안으로 은총이 쏟아집니다.
구상 세례자요한 시인(1919-2004)은 만년에 '마음의 눈을 뜨게 하소서.' 라는 시집에서, 그 은총(신앙)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습니다.
'은총에 눈을 뜨니'
이제사 비로소
두 이레 강아지만큼
은총에 눈이 뜬다.
이제까지 시들하던 만상이
저마다 신령한 빛을 뿜고
그렇듯 안타까움과 슬픔이던
나고 죽고 그 덧없음이
모두가 영원의 한 모습일 뿐이다.
이제야 하늘이 새와 꽃만을
먹이고 입히시는 것이 아니라
나를 공으로 기르고 살리심을
눈물로써 감사하노라.
아침이면 해가 동쪽에서 뜨고
저녁이면 해가 서쪽으로 지고
때를 넘기면 배가 고프기는
매한가지지만
출구가 없던 나의 의식(意識) 안에
무한한 시공이 열리며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소중스럽고
모든 것이 아름답다.
오늘은 중산리코스로 지리산 천왕봉 등산을 합니다.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