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간 수요일>(2.7)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마르7,15)
'영원한 생명!'
오늘 복음(마르7,14-23)은 어제 복음에 이어지는 '조상들의 전통에 관한 논쟁'입니다.
예수님의 초점은 언제나 보여지는 것 그 너머에 있는 본질에 있었고, 이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는 이들은 보여지는 것에 머물러 있고, 본질이 아닌 것에 너무 많은 힘을 쏟기도 합니다.
몸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우리를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숨겨져 있는 것, 곧 사람 마음속에 있는 것들이 사람을 더럽힌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마르7,20-23)
몸 안에 있는 것은 감추어져 있어서 잘 알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몸 안에 감추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어떻게 그러한 것들이 세상 밖으로 드러날 수 있을까?
그 '촉매제'는 바로 '고통'입니다. 고통 앞에서 감추어져 있는 것이 드러납니다. 곧 인간의 민낯, 마음속 깊이 감추어져 있는 것이 드러납니다. 그렇게 보니 고통은 우리에게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박해시대 때 많은 이들이 고통과 칼이라는 죽음 앞에서 신앙을 배교했습니다. 이 배교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많은 이들은 박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간직했고, 그래서 그들도 살았습니다.
배교자들은 눈에 보이는 생명을 선택했고,
순교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한 생명을 선택했습니다.
날마다 성령의 힘으로 내 안에 있는 더러운 영들을 몰아냅시다! 우리도 순교자들처럼 보이지 않는 영원한 생명을 선택합시다!
(~ 1코린1,9)
마산교구 합천본당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