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6주간 화요일>(2.13)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마르8,15)
'기억과 머뭄!'
오늘 복음(마르8,14-21)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바리사이들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그들의 거짓과 위선을 조심하라.'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이 의미를 깨닫지 못합니다. 빵을 만드는 '누룩', 곧 '먹는 빵'에 갇혀 있고, 빵을 가져오지 않은 '빵이 없음'에 머물러 있으면서 서로 수군거립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제자들의 '수군거림'과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완고한 마음'과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우둔한 마음'을 꾸짖으십니다.
'이런 꾸지람을 들은 제자들의 모습이 지금 여기에 있는 제자들인 우리의 모습이지 않을까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 완전한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났고, 그 완전한 결정체가 바로 '십자가'입니다. 그래서 믿는 이들의 공동체 안에 가장 중심이 되는 곳에 이 표지인 십자가가 걸려 있고, 또한 매일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제대 위로 내려오시는 '미사'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십자가와 미사의 본질적 의미'는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을 기억하고, 이 사랑 안에 머무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 독서(야고1,12-18)에서 야고보 사도가 권고하고 있는 것처럼, 온갖 은총은 '이 기억과 머뭄으로부터'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나의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착각하지 마십시오.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위에서 옵니다. 빛의 아버지에게서 내려오는 것입니다."(1,16)
'견월망지(見月忘指)' 하지 말고, 곧 십자가를 가리키는 손가락을 바라보지 말고, 매일 미사드리는 사제의 모습을 보지 말고, 그 본질인 '십자가 사랑'과 '살아계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2코린8,18)
마산교구 합천본당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