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4주간 금요일>(3.15)
"그분의 때가 아직 오지 않았다."(요한7,30)
'십자가 사랑!'
오늘 복음(요한7,12.10.25-30)은 '예수님의 때(kairos)'에 대한 말씀, 곧 '십자가 사랑'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죽이려는 유다인들을 피하십니다. 사람들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십니다.
그 결정적인 이유는 예수님의 때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예수님께 손을 대는 자가 아무도 없었던 이유이고, 그래서 예수님께서 많은 기적을 일으키셨을 때, 기적을 체험한 이들에게 이 기적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함구령'을 내리셨던 이유입니다.
'예수님의 때'는 '예수님께서 잡히신 후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는 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결정적인 때를 앞두고 기도하셨습니다. 그 기도가 바로 공관복음이 전하는 '겟세마니에서의 기도'이고, 요한복음 17장이 전하고 있는 '당신 자신과 제자들과 믿는 이들을 위한 기도'입니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요한17,1)
세상 구원을 위해 예수님을 파견하신 하느님의 뜻은 예수님께서 세상 구원을 위해 십자가 나무에 매달리시는 것이었습니다. 이 십자가 나무에 매달림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와 당신 자신을 영광스럽게 하는 길이라고 기도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13,34)
이 사랑이 바로 '십자가 사랑'입니다.
나도 예수님처럼 너를 위해 죽는 사랑이 나와 너를 살리는 길, 함께 부활하게 하는 길입니다.
사순시기가 참으로 은혜로운 이유는, 구원과 부활의 대전제인 이 십자가 사랑을 바라보고, 이 사랑 안에 깊이 머무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십자가 사랑이 우리를 향해 외칩니다.'
'돌아오라고!'
'회개하라고!'
'서로 사랑하라고!'
'용서하라고!'
(~ 창세기 24,67)
마산교구 합천본당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