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0주간 금요일>(6.14)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마태5,28ㄴ)
'예언자의 고뇌!'
오늘 복음(마태5,27-32)은 '극기하여라.'는 말씀과 '아내를 버려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어제는 '살인죄'를 뛰어넘어 살인에 이르게 하는 뿌리인 '분노와 화를 끊어야 한다.'는 말씀이었는데, 오늘은 '간음죄'를 뛰어넘어 그 죄를 저지르게 하는 '일체의 충동까지도 과감하게 끊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독서(1열왕19,9ㄱ.11-16)는 '엘리야 예언자가 호렙 산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말씀'입니다.
'죽지 않고 승천한 위대한 예언자 엘리야'(2열왕2,11 참조)는 주님의 뜻을 충실하게 전함으로써 '예언자 사명'에 충실했던 예언자입니다. 그는 홀로 이방인의 신인 바알신을 따르는 사백오십 명의 바알 예언자들을 물리쳤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엘리야를 죽이려는 아합 임금의 아내인 이제벨을 피해 도망다니는 신세가 됩니다.
그때 주님의 천사가 엘리야에게 나타나 그에게 먹을 것을 주고, 그를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인도합니다. 그곳에서 하느님을 만난 엘리야는 자신의 참담한 처지를 이렇게 '고백(탄원기도)'합니다.
"저는 주 만군의 하느님을 위하여 열정을 다해 일해 왔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당신의 계약을 저버리고 당신의 제단을 헐었을 뿐 아니라, 당신의 예언자들을 칼로 쳐 죽였습니다. 이제 저 혼자 남았는데, 저들은 제 목숨마저 없애려고 저를 찾고 있습니다."(1열왕19,14)
'예언자의 고뇌'입니다.
엘리야는 그의 열정과 고뇌와 시련 때를 상징하는 '강한 바람과 지진과 불'이 지나간 뒤, '조용한 침묵 가운데에서'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우리도 '조용한 침묵 가운데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그 힘으로 악의 유혹과 예언자의 고뇌를 이겨내고, 세상과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또 하나의 엘리야 예언자들'이 됩시다!
(~ 신명 7,19)
마산교구 합천성당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