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3주간 화요일>(7.2)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마태8,25ㄴ)
'부르짖는 믿음!'
오늘 복음(마태8,23-27)은 '예수님께서 풍랑을 가라앉히시는 말씀'입니다.
풍랑을 가라않히는 이 자연기적을 통해서 예수님의 신원, 곧 그분의 신성(神性)이 드러나고 있고, 하느님께 드리는 깊은 신뢰(믿음)와 청원이 필요한 우리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큰 풍랑 앞에서 제자들이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마태8,25ㄴ) 라고 부르짖자, 예수님께서는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마태8,26ㄱ) 하고 말씀하시면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십니다. 그러자 호수가 아주 고요해집니다.
우리네 삶 속에서 크고 작은 풍랑들은 늘 일어나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고통들, 시련들이 늘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것들 앞에서 우리의 믿음, 나의 믿음이 드러납니다. 풍랑을 가라앉히시는 주님께 대한 믿음(신뢰)이 어느 정도인지가 드러납니다. 크고 작은 풍랑들, 고통들, 시련들은 지금 나의 믿음을 알 수 있는 '믿음의 척도'입니다.
겁도 많고 믿음도 약한 우리들입니다. 그래서 크고 작은 풍랑들 앞에서 자주 넘어지는 우리들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런 우리들 때문에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셨고, 십자가에 달리셨다는 것입니다.
내가 사는 길, 내가 크고 작은 풍랑을 이겨내고 다시 살 수 있는 길은, 나의 약함을 인정하고, 주님께 살려달라고 매달리는 것입니다.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제가 죽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어떤 이들은 풍랑이 찾아오면 이렇게 기도합니다. 그래서 다시 일어나고, 다시 부활합니다.
계시의 중요한 두 원천인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성경)'과 '전해져 오는 하느님의 말씀(성전)'이 우리에게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하느님께 부르짖는 이들, 매달리는 이들이 다시 부활하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 여호 12,24)
마산교구 합천성당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