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2주일> 2025.8.31.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루카14,11)
'모든 덕의 완성인 겸손!'
오늘 복음(루카14,1.7-14)은 '끝자리에 앉아라.'는 말씀과 '가난한 이들을 초대하여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이 우리의 생각과 너무나도 다른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우리는 높은 자리에 앉고 싶고, 그 자리에 오르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낮아지라고 하십니다. 마음에 드는 이들과 위치가 비슷한 이들과 어울리고 싶은데, 가진 것이 없는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과 어울리라고 하시고, 그들과 함께 식사하라고 하십니다.
구체적인 삶의 자리에서 참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말씀입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뜻과 나의 뜻이 다릅니다. 그래서 생각과 말과 행위로 하느님의 뜻을 따라가는 것이 '십자가'이고, 그래서 그 길이 '십자가의 길'입니다.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난 이들은 저 위를 바라보면서,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합니다.
사도 바오로가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들에게 그리고 여기에 있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 오른쪽에 앉아 계십니다.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콜로3,1.12-13)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하고 있는 '저 위에 있는 것'은 오늘 제2독서(히브12,18-19.22-24ㄱ)에서 언급하고 있는 '시온산과 살아 계신 하느님의 도성과 천상 예루살렘'에서 누릴, '영원한 기쁨과 행복과 평화'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우리가 그곳에 들어가려면, 저 위에 있는 것을 누리려면, '겸손해야 한다.', '모든 덕의 완성인 겸손의 덕을 지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신앙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라는 제자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첫째도 겸손이요, 둘째도 겸손이며, 셋째도 겸손이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그 마지막에는 '겸손'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여기에서 내가 아무리 잘 믿고, 잘 희망하고, 잘 사랑을 실천했다 하더라도, 그 위에 '겸손'이 빠지면, 그 위에 '겸손의 옷'을 입지 않으면, 예수님 말씀처럼 언제나 꼴찌가 됩니다.
오늘 제1독서(집회3,17-18.20.28-29)에서 집회서 저자는 말합니다.
"네가 높아질수록 자신을 더욱 낮추어라. 그러면 주님 앞에서 총애를 받으리라. 정녕 주님의 권능은 크시고, 겸손한 이들을 통하여 영광을 받으신다."(집회3,18.20)
저 위에서 첫째가 되려고, 큰 사람이 되려고 땀 흘리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됩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루카14,11)
(~ 신명32,52)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