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2주일> 2024.6.23.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마르4,41ㄴ)
'다시 부활하자!'
오늘 복음(마르4,35-41)은 '풍랑을 가라앉히시다.'는 말씀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가다가 거센 돌풍을 만나, 배가 가라앉게 될 '죽음의 상황'을 맞이합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편안하게 주무시고 계십니다.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면서 소리칩니다.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마르4,38ㄴ)
그러자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마르4,39ㄴ) 하시니 바람이 멎고 고요해집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마르4,40)
그러자 제자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 말합니다.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마르4,41ㄴ)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르고는 있지만,
예수님이 '불가능을 가능케 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신 분으로는' 믿지를 못하는 모습입니다.
예수님은 '신성을 지니신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니 '하느님이신 예수님과 함께 있다는 것'은 '생명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굳게 믿으면서 따라가고 있는 '예수님은 우리의 그리스도이신 구세주'이십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이신 주님'이시며, '풍랑(고통) 가운데에서도 함께 계시는 주님'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를 '다시 일으켜 주시는, 다시 부활케 하시는 분'입니다.
"곤경 속에서 주님께 부르짖자, 역경에서 그들을 빼내 주셨네.
광풍을 순풍으로 가라앉히시니, 거친 파도 잔잔해졌네."(화답송)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2코린5,15ㄱ)
그리고 '예수님의 이 죽음으로' 우리가 결정적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하느님이신 예수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여러 풍랑(고통)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대부분의 고통들은 '나의 나약함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의 나약함을 일깨워 주시기 위한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견디기 힘든 풍랑들이 찾아올 때마다 우리도 제자들처럼, '구세주이신 예수님께 살려달라고 매달립시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십자가를 바라봅시다!'
그래서 '십자가의 힘으로', '믿음의 힘으로', '다시 부활합시다!'
"옛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2코린5,17)
(~ 신명 28,69)
마산교구 합천성당 이병우 루카 신부
※P.S. : ‘길은정’ 방송인의 시 ‘암과의 동거’
‘길은정’은 2005년 직장암으로 세상을 떠남. 향년 43세. 불교.
‘암과의 동거’
싸울 줄 몰라서가 아닙니다.
지는 게 두려워서도 아닙니다.
초대하지 않아도 내게 온 방문객인 걸.
반갑진 않았지만
밉지도 않습니다.
올 만해서 왔겠으니
저대로 있다가
갈 때 되면 가겠지요.
그와 함께 살다 보니
어느새 훌쩍
마음이 편해집니다.
탐욕에 가려 안 보이던
사랑이 보입니다.
밑지는 장사는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