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7주간 토요일>(8.3)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게 하였다."(마태14,10)
'쓴소리!'
오늘 복음(마태14,1-12)은 '선구자인 세례자 요한의 죽음이 전해지는 말씀'입니다.
"그 여자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마태14,4) 세례자 요한은 헤로데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헤로데가 자기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인 헤로디아를 차지한 불의를 지적합니다. 그렇게 정의를 외치다가 헤로데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불의 앞에서 외치는 정의의 소리는 달콤한 소리가 아닌 '쓴소리'입니다. 헤로데는 이 쓴소리를 외면했습니다.
요즘 우리가 듣고 있는 독서는 예레미야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예레미야 예언자는 하느님을 배신하며 불의의 길, 멸망의 길로 가고 있는 유다 백성의 회개를 촉구하는 '주님의 쓴소리'를 전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 쓴소리를 거부합니다. 그래서 결국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에게 멸망합니다. 그리고 바빌론으로 유배를 떠나게 됩니다.
쓴소리에 귀를 기울입시다!
날마다 들려오는 십자가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쓴소리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복음의 기쁨' 151항에서 주님의 말씀이, 이 쓴소리가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아야 한다고 권고하십니다. 강론을 준비하는 사제들을 향해 하신 말씀이지만, 신자들도 귀담아 들어야 하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마음을 열어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시간을 내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말씀이 자신의 삶에 와 닿지 못하게 한다면, 그 말씀이 자신을 반성하도록 이끌지 못한다면, 그 말씀이 자신에게 권고가 되지 않는다면, 그 말씀이 자신을 흔들어 놓지 않는다면, 그 말씀과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내지 않는다면, 그는 분명히 거짓 예언자, 사기꾼, 협잡꾼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참으로 섬찍한 권고입니다. 하지만 이 섬찍함, 이 쓴소리는 우리를 구원의 길로 이끄는 '사랑의 권고'입니다.
(~ 1사무 24,11)
마산교구 합천성당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