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8.20)
"하늘 나라는 자기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밭 임자와 같다."(마태20,1)
'첫째와 꼴찌!'
오늘 복음(마태20,1-16)은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입니다.
'포도밭'은 이스라엘을 나타내는 상징으로서, 하느님의 나라가 건설되어야 하는 '삶의 자리'이고, '포도밭 주인'은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일꾼들'은 하느님의 나라 건설과 하느님의 나라 안으로 들어가려고 애쓰는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은 옹기장이 손에 든 진흙과 같은 존재로서, 하느님의 이끄심에 온전하게 내어맡겨진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선하신 뜻 앞에서 언제나 "예!" 만 있을 뿐입니다.
모두를 구원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선하신 뜻 앞에서, 내 의지를 드러내면서 투덜거리거나 불평불만을 해서는 안 됩니다. 맨 먼저 부르심을 받은 이는 이렇게 투덜거렸습니다.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마태20,12)
그러자 밭 주인은 투덜거리는 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 것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마태20,15)
예수님께서는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를 들려주시고 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마태20,16)
매순간 하느님께서는 구원으로 이끄시려고, 그리고 당신 구원 사업의 도구로 쓰시기 위해 사람들을 부르십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렇게 뽑힌 사람들이며, 하느님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들입니다. 이 표지가 바로 '세례성사'입니다.
하지만 먼저 받은 세례성사가 구원의 절대적 보증이 아니라는 것과 세례가 구체적인 삶으로 완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항상 지금 믿고, 지금 희망하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첫째입니다.
(~ 신명4,49)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