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7주간 수요일>(2.26)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마르9,40)
'모든 이의 구원자이신 주님!'
오늘 복음(마르9,38-40)은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지지하는 사람이다.' 라는 말씀입니다.
요한이 예수님께 말합니다.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 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마르9,38)
예수님께서 이르십니다.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받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마르9,39-40)
하느님의 자녀가 된 그리스도인은 세례를 통해 영적으로 다시 태어나, 몸으로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길을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굳게 믿고, 그 따름 너머에 있는 부활로 나아가는 사람들, 그래서 지금 부활을 살고 영원한 부활(영원한 생명)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우리를 좀 놀라게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지 않는 사람도, 세례받지 않은 사람도 구원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의 말씀을 하십니다. 이는 세례는 받지 않았지만 몸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가는 사람들에게도 구원의 길이 열려 있다는 말씀입니다.
칼 라너(K.Rahner) 라는 예수회 신학자 신부님은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구원은 하느님으로부터 오지만,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을 수 있다.'는 제2차바티칸공의회 선언인 '비그리스도교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선언'으로 이어졌습니다.
'일치와 화해의 공의회'인 제2차바티칸공의회(1962-1965) 이전에는 가톨릭 교회도 개신교처럼, '예수천국불신지옥'을 외치면서,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고 외쳤습니다.
모두의 구원자이신 주님을 몸과 마음으로 온전하게 믿고 따라가는 그리스도인이 됩시다!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