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 기념일>(8.1)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마태13,57ㄱ)
'비움의 기적!'
오늘 복음(마태13,54-58)은 '예수님께서 고향 나자렛에서 무시를 당하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고향 나자렛에 가셔서 사람들을 가르치셨는데, 고향 사람들의 반응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들은 놀라 예수님을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라고 하지 않나? 그리고 그의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가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모두 우리와 함께 살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지?"(마태13,54-56)
그러면서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마태13,57)고 이르시면서, 그들이 믿지 않으므로 고향에서는 기적을 많이 일으키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믿지 못합니다. 이처럼 무엇인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이 때로는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알고 있는 것이 알고 있는 것이 아니고, 참으로 알아야 것을 알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너에 대한 선입견과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한 우쭐함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안에서 큰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이것이 만남의 기준, 판단과 심판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비움'이 필요하고, '비움의 영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비워야 채워질 수 있고, 비워야 날마다 새로움을 체험하며 기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를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비우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우리도 비워봅시다!
어제의 것을 비웁시다! 어제의 기쁨과 아픔도 비우고, 그래서 날마다 비움의 기적을 만들어 봅시다!
(~ 레위15,33)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