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팔일 축제 제5일>(12.29) -가정성화주간-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루카2,32)
'여한이 없는 삶을 살자!'
오늘 복음(루카2,22-35)은 시메온의 예언(노래)입니다.
"환희의 신비 제4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성전에 바치심을 묵상합니다."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주님께 바칩니다. 이 모습을 시메온이 보게 됩니다. 시메온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고, 성령께서는 그런 그에게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이 은총에 대한 화답이 '시메온의 노래'입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의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루카2,29-32)
주님을 뵈었으니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시메온은 기뻐 노래합니다. 우리는 이 노래를 하루의 일과를 모두 마치고 끝기도 때 바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마치면서 잠자리에 들어갑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이 밤을 편히 쉬게 하시고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
그렇습니다.
'잠은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잠시 죽는 것'입니다. 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진짜 죽음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여한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죽음은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연결해 주는 다리이며,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는 문'이기 때문입니다.
시메온처럼, 그리고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처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쁘게 맞이하려면, 여한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인간답게 살아야 하고, 그리스도인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것도 충실하게.
"자매인 죽음이여, 어서 오세요."(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
(~ 유딧4,8)
이병우 루카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