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2025.11.16.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아라."(루카21,19)
'가난한 이들은 우리의 형제자매!'
오늘 복음(루카21,5-19)은 '성전의 파괴를 예고'하시는 말씀과 '재난의 시작'에 대한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은 '종말의 시작, 종말의 전조'에 대한 말씀'입니다.
먼저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진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를 예고하십니다.
'적 그리스도, 곧 거짓 예언자들이 나타날 것인데, 그들을 따라가지 말라.'고 하십니다.
'전쟁과 반란'이 일어나고, '큰 지진'이 발생하고 곳곳에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이라고 하십니다.
믿는 이들이 '박해와 미움'을 받게 되는데, 이것이 '하느님을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루카21,9)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합당하게 믿는 이들에게 이렇게 '희망의 말씀'을 전하십니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21,18-19)
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다가올 종말을 잘 준비하라는 것'입니다.
그 준비는 바로 '몸과 마음이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회개'입니다.
'연중 제33주일'인 오늘은 '아홉 번째 맞이하는 세계 가난한 이의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11월 '자비의 희년'을 폐막하면서,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지내도록 선포하였습니다.
제267대 레오 14세 교황은 '제9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이하여, "주 하느님, 당신만이 저의 희망이십니다."(시편71,5)라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서,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거행하는 의미는, 우리 공동체들에게 우리의 모든 사목 활동의 중심은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려는 것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2025년 10월 9일 레오14세 교황은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Dilexi Te)』는 첫 권고를 반포하셨는데, 이 권고에서 '가난한 이들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주님을 향한 사랑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랑과 하나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인간적 친절의 문제가 아니라, 계시의 사건입니다. 비천하고 힘없는 이들과의 만남은 역사 안에서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방식입니다. 가난한 이들 안에서 그분은 계속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5항)
그리고 마산교구장이신 이성효 리노 주교님은,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라는 제목의 '2026년 교구장 사목 교서'를 발표하셨습니다. '2026년은 마산교구설정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주교님께서는 이 사목교서를 통해서, "AI(인공지능) 시대의 어린이와 청소년, 청장년과 노인, 이주민과 생태환경이 가난한 이들에 속한다."고 하시면서, 교회가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 '가톨릭' 교회가 되기 위한 '새로운 사목적 시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목교서를 마무리하십니다.
"교구설정 60주년 은총의 해는 어린이에서부터 노인, 이주민과 생태환경에 이르기까지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실천적 사랑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가난한 이들을 단순히 사회 문제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우리 가족의 일부이며, 우리 가운데 한 사람'(『내가 너를 사랑하였다』, 104항)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를 이룰 때, 시노달리타스(함께 걸어가는 여정)는 우리 사목 전반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돌아가신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복음의 기쁨'(2013년)에서 '인간 생명이 경시되는 이 시대', '사회적 약자들이 배척되고 소외되고 이 시대'의 모습을 두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날 모든 것이 경쟁의 논리와 약육강식의 법칙 아래 놓이게 되면서 힘없는 이는 힘센 자에게 먹히고 있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이 배척되고 소외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일자리도, 희망도, 현실을 벗어날 방법도 없습니다. 인간을 사용하다가 그냥 버리는 소모품처럼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버리는 문화’를 만들어 왔고 지금도 확산되고 있습니다."(53항)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이십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시기 위해 스스로 가난을 선택하신 예수님이십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들 한가운데에 계십니다.'(마태25,32-46 참조)
그렇기 때문에,
'교회가 가난한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을 해야 합니다.'
'교회의 구성원인 우리도 가난한 이들을 위한 실천적 사랑을 드러내야 합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담화'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장 큰 가난은 하느님을 모르는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은 교회에 불편한 존재가 아니라, 사랑하는 형제자매입니다."
가난을 선택하시어 가난 그 자체가 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로,
우리의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인 가난한 이들에게로,
우리의 몸과 마음이 온전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향해 있게 합시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재림이라는 종말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이고,
이것이 또한 '믿는 이들이 이제와 영원히 사는 길'입니다. 아멘.
(~ 2열왕19,37)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