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5주일> 2024.7.14.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마르6,7)
'부르심(선택)!'
오늘 복음(마르6,7-13)은 '마르코 복음사가가 전하는 파견사화'입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그들을 사도로 삼아 세상으로 파견하십니다.
연중 제15주일에 들려오는 말씀, 곧 제1독서(아모7,12-15)와 제2독서(에페1,3-14)와 복음의 주제어는 '부르심'입니다.
주님께서 하느님 구원 사업의 도구로 쓰시기 위해서 우리를 부르셨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부르심(선택)에 대해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요한15,16)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런데 이 부르심은 우리가 똑똑하고 잘나서 부르신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오히려 약한 사람들을 선택하십니다.
성경을 보면 주님께서는 보잘 것 없는 약한 사람들을 선택하셨습니다.
약한 민족인 이스라엘을 선택하셨고, 보잘 것 없는 아모스를 예언자로 선택하셨습니다. (제1독서 참조)
"나는 예언자도 아니고 예언자의 자녀도 아니다. 나는 그저 가축을 키우고 돌무화과나무를 가꾸는 사람이다.
그런데 주님께서 양떼를 몰고 가는 나를 붙잡으셨다."(아모7,14-15)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부르심이 그러했고, 다윗과 모세와 수많은 예언자들의 부르심이 그러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밤샘 기도하시고 나서 뽑은 열두 제자들도 그러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약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부르시어 당신 구원 사업의 도구로 쓰십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우리를 당신 구원 사업의 도구로 쓰시기 위해 미리 선택하셨다는 것입니다.
(제2독서 참조)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으신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에페1,4-5)
지금 나에게 주어진 성소(聖召.부르심)에 감사합시다!
특별성소(사제와 수도자와 선교사)와 보편성소(결혼성소와 삶의 성소)로 불러주심에 감사드리면서,
이 성소에 기쁘게 충실합시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지는 또 다른 부르심이 있습니다. 바로 '봉사자로의 부르심'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교회 활동의 봉사자로 부르십니다. 꾸르실료 교육은 봉사자 교육입니다.
본당 공동체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봉사자들의 희생과 봉사를 통해 움직여집니다.
큰 본당 공동체일 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전례봉사자(해설자.독서자.복사.성가대...), 제대봉사자, 사목협의회 봉사자, 단체봉사자, 주방봉사자, 청소봉사자, 등등 많은 봉사자들에 의해 움직여집니다.
하느님께서 너를 통해 봉사자로 불러주시면 기쁨과 영광(가문의 영광)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봉사자들의 활동에 대해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압니다."(로마8,28)
하느님 나라 건설이라는 공동선을 이루기 위해 나를 봉사자로 불러주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감사드리면서,
하느님께서 나를 불러 주실 때마다 "예!" 라고 응답합시다!
주님의 부르심과 우리의 응답이 넘쳐나는 그곳에 '하느님의 나라(천국)'가 있습니다. 아멘!
(~ 판관 16,31)
마산교구 합천성당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