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7주일>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2024.7.28.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요한6,11)
'작음의 기적!'
오늘 복음(요한6,1-15)은 '오천 명을 먹이시는 말씀', 곧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이 전해지는 말씀입니다.
당신을 따라오는 많은 군중을 보시고, 예수님께서 필립보에게 이렇게 물으십니다.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요한6,5)
필립보가 예수님께 대답합니다.
"저마다 조금씩이라도 받아먹게 하자면 이백 데나리온어치(약2천만원 정도)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요한6,7)
그리고 시몬 베드로의 동생인 안드레아는 예수님께 이렇게 말합니다.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요한6,9)
그렇습니다. '필립모와 안드레아의 모습이 바로 우리들의 생각이고 마음'입니다.
그들은 돈을 먼저 생각하고, 현실적인 생각을 먼저 합니다.
그러다보니 그것이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소용 없어 보이는 것들을 가지고 '빵의 기적, 오병이어의 기적'을 만들어 내십니다.
장정만도 그 수가 오천 명쯤 되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시고, '열두 광주리가 남는 기적'을 만들어 내십니다.
'빵의 기적이 전하는 메시지'는,
소용없어 보이는 작은 것들이 모여 큰 기적을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기적은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보잘 것 없고 소용없어 보이는 나의 작은 나눔, 작은 봉사, 작은 기쁨과 작은 손길, 작은 사랑이 모여
큰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 이것이 바로 '또 하나의 빵의 기적'입니다.
그리고 '오병이어의 기적인 빵의 기적'은 매일 거행되는 '성체성사의 기적'을 상기시킵니다.
'빵과 물고기를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시니, 그들이 배불리 먹었다.‘
이는 매일 성체성사인 미사 안에서 기억되고 행해지는 모습입니다. '빵의 기적'은 합당한 상태, 깨끗한 상태에서 성체를 받아 모시고 다시 부활하는 '미사의 은총'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축성된 작은 밀떡이 인간의 눈에는 참으로 보잘 것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 밀떡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리고 받아 모시기에 합당한 깨끗한 상태에서 성체를 받아모시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내가 다시 부활하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내가 너를 먼저 용서하고 사랑하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 만들어 내야 하는 '또 하나의 빵의 기적', '또 하나의 성체의 기적'입니다.
오늘은 네 번째 맞이하는 '조부모와 노인의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21년 코로나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으로 고독과 죽음의 고통을 겪는 많은 노인들을 바라보시면서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7.26)에 가까운 7월 넷째 주일을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로 제정하셨습니다.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이하여, 나의 작은 나눔, 작은 봉사, 작은 기쁨과 작은 손길과 작은 사랑이 먼저 가까이에 계시는 조부모와 노인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에페4,1)
(~ 1사무 20,10)
마산교구 합천성당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