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1주일> 2025.8.24.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루카13,24ㄱ)
'회개의 십자가!'
오늘 복음(루카13,22-30)은 '구원과 멸망'에 대한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이 기쁘게 다가오지를 않습니다.
오늘 복음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구원에 이르는 문은 좁고, 많은 사람이 그 좁은 문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믿는 우리가 아니라,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 사는 이방인들이 와서 하느님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회개'입니다.
'회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언제나 지금 내가 회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멸망하지 않고, 구원에 이를 수 있다. 구원의 문인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적당히 믿어서는 안 되고, 적당히 살아서도 안 된다. 잘 믿고 잘 살아야 한다.
믿음과 삶이 하나가 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보라,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루카13,30)
지금 회개하는 사람이 첫째이고, 지금 회개하지 않는 사람이 꼴찌라는 말씀입니다.
지금 잘 믿고, 지금 잘 사는 사람이 언제나 첫째라는 말씀입니다.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루카13,27)
나를 첫째가 되게 해 주시려고,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어 우리에게 오셨고, 땀을 흘리시며 고생하셨고, 마침내는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가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주님께로 온전하게 돌아가는 회개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회개는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내가 복음이 되는 것입니다.
나의 생각과 말과 행위가 예수님의 생각과 말과 행위에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내가 지금 여기에서 예수님이 되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그리스도가 되는 것입니다.
치열한 삶의 자리에서 이런 회개의 삶을 산다는 것이 참으로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래서 회개가 언제나 나의 큰 십자가로, 고통으로, 훈육으로도 다가옵니다.
오늘 제2독서(히브12,5-7.11-13)의 말씀은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리고 나를 첫째가 되게 해 주시려고 십자가 고통도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내 아들아, 주님의 훈육을 하찮게 여기지 말고, 그분께 책망을 받아도 낙심하지 마라.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를 훈육하시고, 아들로 인정하시는 모든 이를 채찍질하신다."(히브12,6)
"모든 훈육이 당장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것으로 훈련된 이들에게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를 가져다 ."(히브12,11)
"그러므로 맥 풀린 손과 힘 빠진 무릎을 바로 세워 바른길을 달려가십시오.
그리하여 절름거리는 다리가 접질리지 않고 오히려 낫게 하십시오."(히브12,12)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십자가는 영광'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십자가는 구원에 이르는 좁은 문이며, 십자가 그 너머에 부활이 있습니다.
지금 회개하는 사람이 들어가는 곳, 바로 그곳이 '이미와 아직의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그래서 회개는 십자가인 동시에 기쁨이요, 부활입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회개의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지고 구원의 문인 좁은 문으로 들어가려고 날마다 노력합시다!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 신명13,19)
이병우 루카 신부